일상/일상이야기

씁쓸한 현실

Fuukei 2022. 10. 1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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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주 가는 이발소가 있다. 이발소 이발을 하러 간 것은 한 5년 정도 되었다. 사장님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가끔씩 이발을 하는 도중에 잡담을 하고는 한다.  최근에 이발을 하러 갔을 때에는 내가 장애인의 생활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사장님이 자신이 사실 복지관에서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머리를 이발 해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나는 처음에 그 말을 듣고 있을 때에는 좋은 일을 하고있다고 말하였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 복지관에는 봉사를 하러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사장님이 수십년 동안 매달 정기적으로 이발을 하는 봉사를 하여도 복지관의 직원들이나 장애인의 부모들은 어떠한 감사의 말이나 그들로부터 사소한 선물조차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것은 내가 일하던 복지 시설과는 완전히 달랐다.

 

내가 일하던 곳도 역시 봉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시설 직원들은 봉사자들이 힘들거나 고생을 하게 되면 뭐라도 하나 더 챙겨 주려고 맛있는 거 하나 더 사 주려고 하고 봉사시간도 봉사 시스템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챙겼다. 또한 부모들도 봉사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잘 대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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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사장님이 봉사하러 가는 복지관은 봉사 시간도 등록 하지 않고 자원봉사자도 등록이 안 되어 있었다. 내가 봉사시간을 등록 하셨냐고 물어봤지만 사장님이 그런 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나이가 있으신 분이라 그런 걸 잘 모르기 때문에 복지관 직원들이 챙겨 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도 전혀 하지 않은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부모들이나 복지관 직원들이 이발 하시는 봉사자분들이 돈을 받지 않으면 불구하고 많은 돈을 받고 이발을 하는 줄 알고 함부로 대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였다. 그 중에서 가관인 것이 또 하나가 여름이 되면 날씨가 더워서 이발할 때 땀이 나기 마련인데 에어컨 한 번 틀어 주지 않고 냉수 한번 떠다 주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가 어떻게 자원 봉사하는 사람에게 그런 대접을 할 수 있냐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봉사하는 사람들이 좋은 마음으로 재능 기부를 하러가여도 그것을 당연시하고 감사함을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

 

오히려 자신들이 도움을 받는 입장인데 그런 태도로 봉사자를 대하는 것을 들으면서 봉사자의 현실에 대해 그리고 또한 그것이 한국의 문제점 중에 하나 일지도 모른다는 씁쓸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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